2021 K리그 1에서 강원FC(이하 강원)가 11위를 차지하며 강등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이영표 대표는 성적부진을 책임으로 김병수 감독 대신 최용수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 2018 시즌, 서울 감독으로 강등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K리그2 에선 대전 하나 시티즌(이하 대전)이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18승 8무 12패 58점의 성적으로 안양을 플레이오프 끝에 이겨내고 승격의 기회를 차지한 대전이었다.
1차전은 대전의 홈에서 펼쳐졌다. 두 팀 모두 백3로 나서며 신중한 모습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50분 마사의 도움으로 이현식이 득점을 기록하며 1차전의 승리를 차지했다.
강원은 야속하게도 이현식과 마사 모두 강원출신이란 점에서 더욱 뼈아팠다. 마사는 임대생 신분으로 대전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승강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이래, 1차전 승리팀이 K리그1 무대에 잔류 혹은 승격하는 징크스가 있었기에 대전은 힘이 되었을 것이고, 강원은 어려움 속에 2차전을 맞이했다.
2차전도 두 팀 모두 백3를 사용하며 큰 변화보다 익숙함을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강원은 2차전 중원에 서민우 한국영 김대우를 출전시키며 역삼각형 형태를 취했다. 대전은 몸이 좋지 않은 파투 대신 김승섭이 선발로 나서는 변화가 있었다.
16’ 대전의 풀백 이종현은 갑작스러운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2점 차의 리드를 잡으며 1차전 승리팀의 승리 징크스를 굳히는 듯했다.
26’ 하지만 최용수 감독의 경험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지속적인 츠베타노프의 측면 공략이 빛을 보며 이지솔의 자책골을 만들어냈다.
27’ 강원의 세트피스 기회에서 임채민이 득점하며 득점의 균형을 만들었다. 만회골 이후, 이어진 득점은 강원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30’ 이번에는 한국영이 전진하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강원의 왼쪽 측면에서 기회가 만들어졌고, 한국영의 과감함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45’
강원은 이정협과 김대원을 투톱으로 나서며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이정협은 꾸준히 압박하고,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김대원은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볼 운반 능력을 가지고 있어 좋은 합을 보였다. 첫 골 장면에서 대전 수비를 압박하며, 두 선수가 자책골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강원은 측면의 츠베타노프와 임창우가 높게 올라와 공격에 가담해 백3를 공략했다. 윙백의 공격 가담과 중원의 수적 우위를 차지하면서 투 톱은 각 한명씩의 마크를 담당하게 되었다. 더불어 중원은 한국영이 후방에서 중심을, 김대우와 서민우가 전진하며 대전을 공략했다. 중원에서 3명과 2명으로 대치되며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상대 박진섭에게 어려움을 안길 수 있었다. 세번째 득점 과정에서 한국영의 개인 역량도 뛰어났지만 갑작스러운 전진을 저지할 선수가 부족한 대전의 수비진의 문제가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대전은 이종현이 엄청난 괘적으로 득점에 성공했지만 강원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마사와 이현식으로 중원을 꾸렸고, 중원과 수비진의 사이는 박진섭이 전진하며 수비했다. 하지만, 강원이 두 명의 미드필더를 전진시켜 박진섭에게 부담을 안겼고, 마사와 이현식의 위치선정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대전의 공격 시에는 마사와 이현식을 중심으로 풀어갔으나 위협적이지 못했다. 풀백 서영재와 이종현이 높게 올라오지 않았고, 패스의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김승섭과 원기종이 넓게 위치하고, 마사와 이현식의 침투를 노리는 듯 했으나 쉽지 않았다.
2ND 대전은 후반전 골이 필요했고, 원기종 대신 바이오를 투입했다. 이후 58분 박인혁까지 투입하며 기회를 만들었으나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강원은 77분 김대우 대신 신창무를 투입해 떨어진 중원 페이스를 다시 올렸다. 이후 83분 황문기를 한국영과 교체했고, 이 교체는 경기의 방점을 찍었다.
90’ 스로인 상황, 공을 받은 황문기는 수비를 제치고 득점을 기록했다. 체력적으로 여유있는 황문기가 밀고 들어갈 때에 대전은 저지하지 못했다. 강원은 황문기의 득점으로 종합스코어 4-2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90’ 대전의 바이오 투입은 썰어가는 공격 대신 다이렉트 패스를 시도한다는 의미였다.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바이오를 이용해, 직접적인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바이오의 투입과 박인혁까지 투입한 공격의 변화는 기회를 만들었다.
바이오의 제공권 싸움으로 강원에게 부담을 안겼고, 세컨볼로 이어지는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최용수 감독의 백3를 뚫기에 부족했다. 중원은 여전히 한국영의 영향력을 이겨내지 못했고, 수비진은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렵사리 만든 슈팅 기회는 아쉽게 골문을 벗어나거나 이광연에게 막혀 무산되었다.
대전의 승격에 대한 투지, 인상적인 공격작업이 있었지만 강원의 경험과 노련함을 넘지 못하며 승격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승격, 그거 인생걸고 합시다’라는 인터뷰로 승격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마사의 한마디로 대전이 승격에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수 있었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강원은 K리그1의 경험과 최용수 감독의 노련함을 앞세우며 위기를 극복했다. 1차전 패배는 K리그2 로 이어지는 리그의 징크스마저 이겨낸 노련함이었다. 다음 시즌, 강원은 다시 한번 리그의 다크호스로 평가 될 듯 하다.